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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일기] CMO GMP 인증 받기 (진행 상황 정리)

0606 2023. 7.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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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O란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말 그대로 위탁생산을 의미한다. 

 

우리 회사는 제약회사는 아닌데, 사장님이 바이오의약품쪽으로 지식이 많으셔서 신사업으로 바이오의약품 CMO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내가 이쪽 분야에 대해 전무하다는 점과 모든 과정을 혼자 준비해야한다는 점이다. 

 

물론 컨설팅 업체와 같이 준비하긴 하겠지만, 전문 분야도 아니고, 품질쪽 경력도 아직 3년차라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라고 하니까 준비하고 있다. 

 

사실 준비를 시작한 지는 10개월정도 지났는데, 진행이 너무 더뎌서 정리할 겸 기록을 남기려고 일기를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현재 진행 및 진행 예정 업무 내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컨설팅 업체 선정 (완)

-> 여러 컨설팅 업체와 미팅을 해본 결과, 국내에 의약품 GMP 컨설팅해주는 업체는 많은데, 바이오의약품 CMO GMP를 컨설팅해주는 업체는 많지도 않을 뿐더러, 어떤 업체든 경험이 부족해 정확한 컨설팅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나마 가격적인 부분을 맞춰주고,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해준 업체로 선정해서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2. 공장 확보 (완)

-> 초기에는 100평짜리 공장 1개로 진행하려고 했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공장 중에 단일 평수로는 가장 넓은 곳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너무 좁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현재는 100평 1개, 50평 3개로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너무 부족하다. 넓으면 넓을수록 더 좋지만, 금전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이대로 진행할 생각이다. 

 

3. CMO GMP 평가시 필요 사항 정리 (완)

-> GMP 평가는 다 비슷하지만, CMO라는 특성상 품목허가 받은 자사 제품이 없어도 평가 대상이 된다. 다만, CMO 의뢰 받아서 생산하려는 제품은 있어야 됐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당장 공장도 없고, 인증도 없는데 어떤 회사가 우리를 믿고 기술이전까지 해가며 위탁생산을 맡기겠는가.. 이 부분은 식약처에 끊임없이 문의해서 해결하였다. 바이오의약품 전문수탁 제조업체 GMP 평가 절차에 CMO GMP 인증 평가만을 위한 생산으로 엔지니어링 런한 제품도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겠다. 라는 항목이 추가되면서 자연스레 해결되었다. 

전문수탁 제조업체 GMP 평가 절차 중 일부

이것 때문에 너무 고생해서 더 확실히 하기 위해 식약처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부 다시 검토 받았다. CMO GMP를 획득하면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제품을 위해 이렇게 까지 노력을 하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4. 공장 도면 작성 (진행중)

-> 내가 진행했던 공장 도면 작성 순서는 다음과 같다. 

 a. 제품 생산 공정 수립 및 필요 룸 선정

 b. 공장 실측

 c. 컨설팅 업체에서의 도면 초안 작성 (개념 설계 도면)

 d. 의뢰사 및 식약처 검토

 e. 시공 업체의 상세 설계

 f. 의뢰사 및 컨설팅 업체 검토 

 

컨설팅 업체에서는 이 과정을 2달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유는 초기에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에서도 공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초기 코디를 정확히 해주지 못했고, 우리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공장으로 모든 공정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결론은 기존 공장이 너무 좁아 공장을 한 곳 더 구해서 진행하고 있다. 한 곳 더 구함에 따라 a~f 과정을 그대로 다시 해야하는데, 계속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겨 진행이 안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잦은 변수는 1. 사장님 마음 2. 공정이다. 

1. 사장님 마음은 처음에 도면이 마음에 들어서 컨펌까지 하고 상세 설계를 하는 도중에 변경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이건 뭐 여러번 확인 받는 것 이외에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2. 공정은 초반에 확정적으로 어떤 공정이 어느 장소에서 어떤 장비로 누가 실시할지 정해져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그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에는 내 상상으로 공정을 짜고, 이후에는 확인 받고 수정, 다시 내 상상, 확인, 수정을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렸고, 실제로 작업하시는 분들과 생각의 차이가 있었어서 자주 삐그덕댔었다. 지금은 얼추 정리가 되었는데, 이것도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추가로 다른 이유들도 여러가지있지만, 대부분 위와 같은 이유로 도면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5. 식약처 제품 및 공장 검토 (완)

-> CMO GMP에 대한 조언 받을 만한 업체가 없다. 내가 의지할 수있는 곳은 오로지 컨설팅 업체였다. 하지만, 이 컨설팅 업체도 결국은 식약처의 의견을 따라야 했다. 그러기에 결국 우리가 준비한 제품, 공장 도면에 대한 검토를 식약처에서 받아야 했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모두 해결이 되었다.

 

식약처에 문의할 때 방법은 전화 상담, 방문 상담, 국민 신문고가 있다. 그나마 답변을 확실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방문 상담, 국민 신문고이다. 나는 웬만하면 국민 신문고로 질의를 하는 편이었다. 상담해주는 공무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화 상담의 경우는 이쪽으로 지식이 부족하면 공무원이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대충 상담을 끝내려고 하는 뉘앙스를 엄청나게 자주 느낄 수 있다. 

 

식약처에서 검토를 해줄 때, 이 제품, 도면으로 어떻게 어떻게 진행하면 됩니다. 라는 식으로 정답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냥 이 제품을 이 도면의 공장에서 생산했을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점을 이야기해주는 정도이다. 정답은 알고 있지만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태도가 너무 잘보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그정도의 상담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한다. 

 

6. 장비 구입 (진행중)

-> 공정에 따라 필요한 장비 목록을 정리 후 부족한 장비를 구입했다. 의약품 제조업 장비라 그런지 사소한 것도 천만원 단위가 넘어가기 때문에 섣불리 구매하기가 어려웠다. 그 장비를 구입하면 사용할 수 있는지, 밸리데이션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장비인지 등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엄청나게 많다. 또 클린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에어 샘플러, 부유 생물 포집기 등등 환경 모니터링에 필요한 장비처럼 제조 공정과 관련 없는 장비들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도 진행중이다. 

 

공정에 필요한 장비들은 대부분 구입이 끝났다. 이제 SOP를 만들면서 제조 공정과 관련이 없지만 필요한 장비들을 알아봐야한다. 

 

7. 원/부자재 선정 및 구입 (진행중) 

-> CMO GMP라 GMP 평가 받을 제품 기준으로 원/부자재를 선정해야한다. 때문에 대량의 구입은 필요 없다. 다만, 소량으로 생산한다고 해도 GMP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원/부자재들에 대한 밸리데이션을 진행해야한다. 현재 직접 자재들 중 원자재는 연구팀에서 사용하고 있던 게 있어서 관여할 부분은 아니고, 1차 포장 작업에 필요한 바이알, 고무마개, 캡은 내가 수배했다. 바이알은 세척/멸균된 것을 구입할 거라 따로 밸리데이션이 필요 없고, 고무마개, 캡은 감마 멸균을 외주 맡길 거라 밸리데이션이 필요하다. 방법과 절차는 모두 구비해놓았는데, 가격이 비싸서 섣불리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올해 말전에 하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클린룸 제전복, 청소용품, 스텐 용품... 잡다한 것들을 모두 알아보고 있다. 

 

8. 공정 정리 (완)

-> 사장님이 직접 고안하신 부분이라 관여할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공정을 듣고 제품 표준서를 작성해야하는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고전했다. 여러번 듣고 작성, 검토를 반복했다. 그래서 겨우 식약처에 제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식약처 검토 결과 이대로 진행하면 문제가 없겠다 라는 답변을 받고 마무리했다.

 

9. 문서 작성 (진행중)

->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 기본적인 틀은 모두 완성이 된 상태라서 앞으로 추가될 내용 체크와 작성 방법 교육을 집중적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바쁘게 작성하게 되는 시기는 생산이 시작된 이후이므로 현재로써는 부담되는 부분은 없다.

 

10. 밸리데이션 (예정)

-> 필요한 밸리데이션은 공정 밸리데이션, 클린룸 밸리데이션, 멸균 밸리데이션, 세척 밸리데이션, 포장 밸리데이션, 운송 밸리데이션, 시험법 밸리데이션 정도이다. 사실 모두 외주를 맡길거라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상상이 되지 않는다.

장비에 대한 적격성평가를 시작할 때 같이 진행할 거라 두세달 이후의 일이다. 개념만 익혀놓고 대기중이다.

 

11. 공장 공사 감독 (예정)

......

 

CMO GMP 인증을 위한 업무뿐만 아니라, 기존에 하고 있는 다른 업무들도 병행하면서 해야했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이렇게 하고 있어도 놓치고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사항을 기록하면서 스스로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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